
전시 구성과 흐름이 정말 만족스러웠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품들을 배치하고 공간을 꾸민 것과, 중간중간 초현실주의 예술가•프로이트•갈라와의 관계 등이 적절하게 삽입된 것도 전시 관람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가 되었다. "달리는 그의 생 전체에서 빠져든 여러 예술 사조와 학문으로부터 차용한 이미지들을 그 불안한 에고이즘과 함께 재창조해냈다. 초현실, 또는 무의식의 세계를 끔찍하도록 현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현실 너머의 세계를 체계화하고 재현하는 데 성공하고 만 것이다."라는 그런 식의 평론을 의식적으로 머릿속에 담아두지 않고도 감상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달리가 말년 즈음에 여러 예술가들을 평가해놓은 표가 있었는데 자신에겐 꽤 높은 점수 주고 몬드리안, 메소르, 부그로에게 빵점 또는 그에 가까운 점수를 준게 재밌고 웃겼다.(만점은 베르메르, 라파엘로, 벨라스케즈...)
전시장에 달리와 루이스 부뉴엘(잘생김!!! 정말로!!!)이 공동으로 작업한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Un Chien Andalou)>(1929)를 틀어주고 있었는데, 큰 화면으로 보니까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좋았고, 좋았고, 좋았다. 많은 장면들이 오묘한 여운을 가져다주었다: 특히 저 구름이 달을 긋는 모습이...파격적인 장면들이 넘쳐나는 21세기 미디어로 경직되어버린 사고를 가진 내가 보았을 때도 오, 와, 직관적으로 틔워주는 부분이 꽤 되었다.
달리와 디즈니의 합작 애니메이션 <데스티노(Destino)>(2003)도 있었다. 또한 정말 아름다웠고....벌판과 공간감..의지와 목적의 왜곡, 방황 그런것들을 보여준다 느꼈다.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상징들과 여성이 물체들과 상호작용하고 스며들었다 깨어나곤 하는 그런 장면들이 아름다웠다. 난 이 애니메이션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서 달리의 삶-장소-집착에 대한 방황이라 봤는데, 정석적인 해석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알아봐야겠다.(‘운명’이라는 주제와 그 초현실주의적 구현방식/조윤경,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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