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품관찰:
1. 영상의 시작,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는가? (WHO JUST COUGHED AGO?)” 라 써진 글씨가 글리치 효과처럼 진동하고 움직인다.
2. 여러 명의 방역복을 입고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보인다. 모두 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다 – 같은 사람? 만약 이렇게 공통적인 특징으로 가리워 있지 않았다면 ‘서로 다른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었을까? 검은색 방역복을 입고, 각자의 방법으로 움직이고 있다. 신발을 신고 있지 않다. 장갑도 끼고 있지 않다.
3. 한 명이 기침을 하기 시작한다.
4. 다른 사람들이, 순차적으로 한 명씩 기침을 하기 시작한다.
5. 한 명씩 그 사람을 구성하는 이미지가 화면에서 삭제된다.
6. 이 모든 과정에서 계속 기침 소리가 들려온다. 거슬리게 하는 소리다.
7. “Insane park film 2020”이라 써진 글씨가 역시 글리치 효과와 함께 진동하고 움직인다.
8. 영상이 끝난다.
- 선택:
2층 BODA 갤러리 복도는 내가 매일 점심을 먹으러 갈 때 사용하는 길이다. 이번 전시가 시작된 이래로, 복도를 걸어갈 때마다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귀에 거슬리는 소리’에는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브라운관 텔레비전 특유의 고주파음이고 둘째는 기침 소리였다. 이 각각의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보았더니 같은 곳에서 이들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바로 이 작품,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는가?”이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나는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작품에 사용된 표현 방식인 브라운관 텔레비전과 그 고주파음에 향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작품 제목을 확인하자 이 작품을 좀 더 들여다보면 무척 재미있을 것이란 생각이 더욱 들었다.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는가?”라는 문장 또한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자료 수집:
인세인 박 홈페이지: https://insanepark.creatorlink.net/INTRO/view/1915911
아라리오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placemak.com/Laser_ps_exhibition/14109
- 작품설명:
“그러니까 코로나가 바이러스이고 결국 미디어 바이러스 같은 느낌처럼 저한테 다가왔기 때문에 그것이 노이즈가 껴서 진짜 컴퓨터 바이러스가 먹은 것처럼 그런 식으로 표현을 한 것 같습니다…(중략)…코로나가 전파되고 결국 미디어 정보 같은 것들에도 전파가 되고 한 명의 퍼포머가 기침을 하고 그것들이 계속 번져 나가는 방식으로 촬영하고 편집을 하게 됐는데 코로나, 미디어, 컴퓨터 바이러스 그런 것들이 전파되는 방식들이 유사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을 해서 한 화면에 담으려고 노력을 한 것 같아요…”, insane Park. ART_COVID_19. INSANEPARK. 검색일: 2021.5.20. 출처: https://insanepark.creatorlink.net/INTRO/view/1915911
- 자신의 느낀점:
영상의 스토리 전개 구조가 현재 COVID-19 판데믹 상황과 그에 대한 사회의 비판을 풍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모두가 방역,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고 말하는 모습은 등장인물들이 방역복을 입은 것으로, 그러나 사실 그 규칙들을 엄격하게 지키지 않는 모습은 방역복이 검은색인 것으로. 한 사람이 기침을 하기 시작하면, 즉 누군가가 코로나에 걸렸거나 그것을 퍼뜨렸다는 심증·물증이 사회에 던져지면 (그 사회, 커뮤니티는 현실일수도 있고 인터넷 상일 수도 있다.) 곧 모두에게 기침이라는 행위 – COVID-19이 옮게 되어버리고, 결국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이 서로를 하나씩 사회에서 ‘삭제’해 버린다는 것이다.
또는 ‘기침’이라는 코로나 상황에서 가장 자극적인 행동을 이용해 2020년의 사회에서 정보, 소문, 유행 등이 확산되는 것을 표현하려 했다는 것으로도 작품의 의도를 해석할 수 있다. 어떠한 자극적인 컨텐츠가 사회에 도입되면, 사람들은 앞다투어 그 컨텐츠를 소비하고 공유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컨텐츠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 공산품의 대량생산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트렌드라 불리는 컨텐츠들은 순식간에 소모되어 버린다. 확산되는 속도가 빨라진 만큼, 소멸되는 속도도 빨라진 것이다. COVID-19가 이렇게 전세계적인 재앙이 된 이유 중 21세기 들어 인류가 접하게 된 ‘세계화’가 적지 않은 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세계화, 또는 접촉/접근 가능성의 증가는 또다른 사회적 현상을 만들어낸 것이다.
사실 이 작품을 처음 봤었을 때 ‘COVID-19’라는 모티프가 없었다면 작가가 작품을 제작할 때 떠올렸던 미디어,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키워드들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날로그의 상징인 브라운관 텔레비전은 이들과의 연결고리가 크게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브라운관 텔레비전을 사용해 작품을 제작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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